1기 커피특공대에서의 네팔 체험자 선정이 모두 끝났다. 네팔 체험자 선정까지 많은 후보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마지막으로 선정된 특공대원은 이해수, 구선모 대원이었다. 많은 이들의 축하와 관심이 있었다. 그에 편승,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블로그 기자단 또한 이 두 사람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동규 : 요새 많은 일들로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커피특공대 외에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 근황은 어떤가요?


해수 : 정말 며칠 간은 정신이 없었어요. 그 동안의 내가 생각한 '열심히'란, 골방 같은 곳에서 계절의 변화도 못 느끼며 책상에 앉아 집중 하는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살면서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내 자신을 보자니, 전 세상물정을 너무 모르며 지낸 것 같아요. 그러던 제가 3월 커피특공대를 만났어요. 그 인연 속에서 제가 학교 안에 개구리였음을 느끼고, 공부는 저만치 두고 골방에서 밖으로! 밖으로! 나갔었더랬죠. 사람들을 만나고, 감정을 공유하고. 이게 진짜 공부인 것 같았어요. 커피특공대 활동을 하고 나니, 다른 곳에서 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지더라구요. 하고싶은 일에 다 도전했었죠. 1주일에 쉬는 날이 없었어요. 하루 스케쥴을 짤 때도 5분, 2분까지 시간을 짠다는 생각?? 바쁘고 힘든데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동규 : 뭔가 제가 듣기에는 부러운 이야기네요.
참, 커피특공대에서 네팔체험자로 선정되었었죠. 축하해요. 그에 대한 기분은 어때요?


해수 : 사실 지금도 실감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아.. 실감이 안 나는데, 기분이 멍해요. 실감이 안나고 있어요. 으으… 어떤 미사여구든 넣고 싶은데… 정말 실감이 안나요.


동규 : 네팔에 가면 어떤 일들을 해 보고 싶은가요?

해수 : 네팔에서 ‘많은 일을 하고 오겠다.’ 라고 이 계획 저 계획 잡기보다는 하나에 몰두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네팔에서 땀 냄새 물씬나는 생산자들의 삶을 사진으로 담아 올 생각이에요. 개인적으로 ‘사진’ 에 대한 애정이 많기도 하고요. 그리고 찍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컨텐츠로 개발하여 아름다운커피와 공정무역을 알리고 싶어요. 간사님께서 네팔에 왕래는 자주 있었지만, 컨텐츠로 쓸 만한 사진은 많이 없었다고 하셨었거든요. 그 부족했던 부분을 ‘내가 해내리라!’ 라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웹 2.0인 현시대에는 정보를 얻어가고, read only가 아닌 자신만 생각이 담긴 사진과 글로 표현하고...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머릿속에 있는 느낌과 생각이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내" 생각이 없는 걸로 간주되는 세상이니까요. 나 역시 현 시대에 발맞추어 ‘아름다운커피의 생각’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컨텐츠를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동규 : 모든 커피특공대에게 선정소감을 한마디 한다면?!!

해수 : 저는 ‘아직 부족하다.’라고 생각해요 네팔에 갈 기회를 받을 만큼의 그릇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열심히 한 친구들 사이에서 내 이름도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생각했고요. 처음엔 내가 이 기쁨을 누려도 되나 미안함도 있었죠. 그런데 커피특공대원들이 다 함께 기뻐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북돋아 주는 ‘커피특공대’라는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한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또, 함께 기뻐해준 대원들을 위해서라도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고요. 커피특공대원들 모두 내게 작은 것을 크게, 부정적인 것들을 긍정적이게 바라 볼 수 있도록 많은 걸 알려준 큰 사람들이었어요. 제가 간 것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한 몫 하고 오겠으니 많이 응원해주셨음 좋겠습니다.


동규 : 자신의 커피특공대 활동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 정도로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해수 : 80점, 뺀 20점은 적극적으로 뛰지 못한 내 두 다리에 각각 10점 씩이에요. (ㅋㅋ) 열심히 쫓아다니고 싶었는데, 제가 ‘한국형 금잔디’라 .... 아르바이트를 쉴 틈 없이 하다보니 외부 출동을 자주 참여하지 못했던게 아쉽네요. 그런데 며칠 전 아르바이트를 몇 가지 줄였어요. 1기에서 활동이 부족했던 부분들은 2기와 함께 하고 싶어요. ^^

동규 : 새로 오실 2기 분들에게 큰 힘이 되시겠네요~.
해수씨의 활약은 커피특공대 활동 중에서 특히 컴퓨터 관련 분야에서
대단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구체적인 활동 내역에 대해서 짤막하게 소개해 줄 수 있을까요?


해수 : 제 커피특공대 활동의 대부분은 디자인과 관련된 일이었어요. 처음엔 아름다운커피, 커피특공대를 소개하는 웹진과 배너를 만들었었고요. 다음엔 공정무역세미나를 위한 홍보물들을 만들었어요. 명찰이나, 명함도 만들고 후반에는 블로그 기자단의 홈페이지와 커피특공대를 위한 판넬, 현수막 등도 만들었어요. 최근에는 커피특공대 2기 공고문을 만들었죠. 많은 것들을 작업한 것 같은데 아직 완성하지 못한 하나가 있어요. 커피특공대 로고가 바로 그렇답니다. 저도 로고 하나 만들어야 뭔가 ‘해냈다...’ 라고 종지부를 찍을 것 같은데 그 로고와 끊임없이 싸움 중이에요. 제 최종 미션이 될 듯하네요.

동규 : 커피특공대 로고. 완전히 기대하고 있을게요~. 아. 그리고 커피특공대 활동으로 인해
자신이 얻을 수 있었던 장점이나 교훈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해수 : 사실 제 속 얘기를 하자면, 작년에는 끝없이 하기 싫은 일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전 작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굉장히 비관적이고,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아내는 건 너무나 쉽고 그것이 마음 편하기까지 했었어요. 
예전에는 정말 그랬어요. 저만 못나 보이고 전 언제까지나 이렇게 못나게 살 거라고. (아 갑자기 옛날 내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 같아요.)
태생적으로(?) 치열하게 사는 제 자신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언젠가부터는 이토록 피곤하게 열심히 사는 이유에 대해 매일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목적 없이 치열한 삶이였다고나 할까. 무엇 때문에 열심히 살아야하는지 길을 잃고 있었던 거 같았어요.

그런데 전 올해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활동을 하면서 많이 변했다고 생각해요. 꿈이 없었고 거기에 별다른 이유 부여를 하지 않았던 제가 듣기만 해도 닭살스런 '꿈'이란 단어. 이런 것들을 하나둘씩 생각하게 되었던 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 아름다운 커피는 내게 너무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와요. 저는 아름다운커피를 만나면서 미래의 방향이 조금씩 잡혀가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아직 잡혀간다는 건 설레발인가? 어쨌든 제 선에서 무언가를 향해 성장해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이런 제 모습이 저도 신기 할 만큼... ^^ 저는 올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느껴요.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활동 이후, 이러한 경험들이 얼마나 값지고 신나는 일인지 알게 되서 다른 대외활동들을 많이 하고 부지런히 지냈던 거 같아요. 그 틈에서 기타도 배우고... 22년 처음으로 ‘살 맛 난다’ 라는 생각을 해 본 것 같네요. 어느 날엔 학교 후배를 만났는데 그 후배가 저에게 "하고싶은 거 하고 사는 사람 얼굴이던데!!!" 라고 이런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저 그 문자를 받고 펑펑 울었었어요. 하고싶은 거 하고 사는 사람 얼굴이라.... 제가 들었던 말 중 가장 기분 좋은 말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하여, 지금의 저는? 한순간도 목적 없이 살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요. 재미있어요. 그리고 자기 정체성을 찾음으로써 독기가 생긴다는 말. 실감하는 요즘이에요. 너무 행복해요.

동규 : 그렇지만 항상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니까,
그에 대한 힘들었던 점도 많았으리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한 점은 무엇이 있었어요?


해수 : 홍보물을 만들 때는 하루 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일들이라 힘들기도 한데, 그 결과물들이 어디에 쓰임이 될 때. 정말이지, 그 때의 뿌듯함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어요. 사람들은 이 맛에 열심히 일을 하는 거 같다고 생각해요. 나는 마냥 기쁘기보다는 홍보물을 만들 기회를 주신 아름다운커피 간사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앞서네요.
저는 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그림' 이라는 제 인생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페이지가 영영 사라졌을 거 같다고 생각해요. 대학 입시 코 앞 때까지도 미술이라는 한 우물만 죽어라 팠던 제가 대학에서는 미술과 조금은 먼 전공을 택하면서 때론 제가 '내가 미술을 했었나?' 하고 잊고 지낼 때가 많았었어요. 그게 조금 억울했고, 제가 살아가 면서 짐이 될 것 같았는데.. 커피특공대 활동을 하면서 원 없이 제 예전의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어요. 힘듦도 무의미한 힘듦이 한 번도 없었던 거 같아서 오히려 좋았었습니다.

동규 : 와. 대단히 옹골찬 말만 해주셔서 인터뷰하는 저도 다 부러워지네요
이제 커피특공대 1기 활동이 거의 끝나가는데요.
커피특공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나 사건이 있다면 어떤 일을 선택하실래요?


해수 : 2009서울국제도서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네요. 한창 아름다운 커피특공대로 활동하고 있을 때였는데 전공이 문헌정보학 이다보니 행사에 동기, 후배, 교수님들 등 지인들이 많이 왔었어요. 그런데 아름다운커피 부스가 보이자 ‘혹시 너도 여기 있니’ 라며 연락이 오더라구요. 저를 통해 주변 사람들이 공정무역을 알고, 아름다운 커피를 알게 되는 모습을 보니까 제가 활동을 헛되게 하지는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아주 작은 실천이지만 점점 공정무역을 알리고 있는 것 같아 그 날은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었어요. 처음으로. ^^

동규 : 해수씨에게 가장 죽이 잘 맞는 커피특공대 멤버는 누구였다고 생각해요?

해수 : 음, 그때 그때 달랐던 것 같은데... 가장 애틋함을 갖는 사람들이라고 수정해도 될까요?
단연 세미나팀 식구들이죠. ^^ 아름다운커피 사무실을 두고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거주민 원지언니, 눈 웃음 10점 만점에 10점 슬기언니, 회의할 때 없어선 안 될 분위기메이커 혜원언니·동규오빠 콤비. 은근히 잘 터뜨려주시는 봄 언니와 오리엔테이션부터 함께하고 있는 단아한 진귀언니, 동갑내기 똘망이 혜진이, 가장 어린 나이에도 회의를 잘 이끌어준 똑똑이 미은이. 로하스에서 내가 훈남으로 캐스팅해온 재희 오빠와 직장 다니시느랴 뵙기 힘들었지만 정은언니까지!! 세미나팀은 내가 너무 아끼는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요. 3월부터 지금까지, 이 분들에게 배운 것이 너무 많은 거 같다고 생각해요.

동규 : 하하하 뭔가 마지막 말은 쑥스럽긴 하네요.
아무튼 2기 커피특공대 멤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해수 : 커피특공대 활동에서 저는 조금이나마 ‘나 다움’을 찾은 것 같아요. 전에는 멋진 옷을 차려입고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거나 각종 고시에 패스해 권력을 등에 업는 것이거나 혹은, 멋진 남자를 만나 좋은 집안에 시집가는 것. 그 ‘세뇌’에 가까운,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 리스트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살았었어요.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제 색깔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치열하게 살아왔던 거 같았었죠. 그러나 커피특공대로 활동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해 알고 또 자기만의 매력을 가진 특공대원을 만나면서 남들이 말하는 성공 이미지에 급급했던 제가 아닌, ‘나 다움’ 을 발견한 것 같아요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던 스티브 잡스가 경영에 복귀하면서 내걸었던 슬로건은 '다르게 생각하라'라는 것이었어요. '스타일이란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차이를 만드는 것 이다' 라고. 차이란 무엇인 걸까요? 다름이라고 생각해요. 다름이란 '나 다움'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고요.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통해서 저는 무엇이 되려고 할 필요가 없고 '무엇'인 나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의 삶을 카피하느라 인생을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겠지요.
2기도, 저도 우리 안에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우고 나 다운 삶을 산다면 인생은 흥분 할만한 것이라 생각해요. 2기도 아름다운 커피특공대를 하면서 저와 같은 변화를 느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느낄 것이라 확신합니다.


동규 : 오늘 좋은 시간 내줘서 고마웠어요~. 마지막으로 항상하는 질문이지만….
이해수에게 커특은 OOO이다!!!


해수 : 나에게 커피특공대는 멘토이다!.. 무의미하게 살아가면서 나의 목적지를 잊고 있었을 때 나에 대한 용기를 심어준 아름다운커피.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1기. 그들은 나의 멘토에요. 앞으로도 많은 멘토들과 함께 서로에게 도움이 되면서 같이 걸어가 보겠습니다. 전 이제 그들의 손을 잡고 발을 들어 의미 있는 한 발짝을 떼어 놓았어요. 이제는 내가 아름다운커피를 위해 쓰임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 +

 이해수양과의 인터뷰는 필자를 상당히 부끄럽게 할 만큼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다. 필자 또한 커피특공대 활동을 통해서 저렇게 까지 감사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해수양과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고. 주어진 일, 그리고 환경 그리고 좀 더 긍정적인 마인드로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취재/글 :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1기 블로그 기자단 이동규

Posted by 이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