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즐기는 원두 커피 한잔의 여유
커피의 맛은? ‘향기롭다, 쓰다, 찡하다 ......’
'손 맛' 에 따라 결정되는 커피의 맛과 향

8월 4일 아름다운가게 무역사업부 동숭동 사무실에서는 서우주 간사의 ‘드립커피 실습’ 강의가 진행되었다. 지난 주 강의에서 이론 수업과 간편한 도구들로 드립 하는 방법을 배웠다면, 이번 주 강의는 제대로 갖춘 드립 기기를 가지고 실습을 해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실습에 초점을 둔만큼 강의가 6명의 소수정예로 진행되었는데, 자신이 내린 커피를 그 자리에서 맛 볼 수 있다는 매력 덕분에 참여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오늘은 지난 기사에 이어 간단한 커피 추출법에 대해 설명하고, 참여자 한 분과 간단한 인터뷰를 나눠보고자 한다.

 

▲ ‘내 입맛에 딱 맞는 커피를 만들고 싶어!’ … 참여자들이 서우주 간사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칼리타 핸드드립
이번 커피 드립 실습에서 사용된 도구는 칼리타 핸드 드립 기기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초보자들이 자신이 추출하고자 하는 맛을 내기에 좋은, 안정적인 추출방법이라고 생각한다.

1) 커피도구 및 페이퍼 필터 접는 법
우선 칼리타 핸드드립 커피 도구를 살펴보자.

 

핸드드립에는 ①서버 ② 드립퍼 ③ 페이퍼 필터 (여과지) ④ 커피 분쇄기 ⑤ 드립용 주전자 가 필요하다.

다음은 페이퍼 필터 접는 방법이다.



① 필터의 점선의 구멍이 뚫려있는 옆 순을 접어준다.
② 그리고 밑 부분을 접어주는데 옆 순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접어줘야한다. 사진의 화살표를 보면 옆 순이 접힌 반대 면의 밑 부분이 접힌 것을 볼 수 있다.
③ 드립퍼에 페이퍼 필터가 세워져 들어갈 수 있도록 아래 면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④ 사진과 같이 접혀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추출하기

드립할 때의 추출하는 물 온도는 80~90도 사이로 드리퍼와 드립서버를 뜨거운 물로 한번 데우면 드립할 때 도구에 닿는 커피의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며, 드립의 적정온도인 90도까지 내릴 수 있다. (온도가 낮으면 신맛과 떫은맛이 강하고, 높으면 쓴맛이 강해진다)

드립으로 내리는 2분 동안의 시간에도 계속 온도는 내려가므로 드립포트의 물은 추출하고자 하는 양보다 많게 넣고 시작해야 빨리 온도가 떨어지지 않고, 물줄기가 일정하게 나온다. 원두의 굵기는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다른데, 에스프레소용은 가늘게, 프렌치프레스는 굵게, 드드립용은 이들의 중간정도로 0.5~1.0mm인데  모래보다 약간 더 가늘게 갈린 정도이다.

 ▲ 뜨거운 물로 서버와 드립퍼를 데우는 모습


첫째. 뜸들이기

뜸들이기란 본격적으로 추출을 하기 전 소량의 물로 드리퍼에 필터와 원두를 넣은 후 원두를 전체적으로 적셔만 준다는 생각으로 적은 양의 물을 원을 그리며 뿌려주는 과정이다.

뜸을 들이는 것은 커피가 가지고 있는 향을 최대한 추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며, 이때 커피가 부풀어 오르는데, 이것은 커피가 탄산가스를 내뿜는 것으로 신선한 커피만이 부풀어 오른다. (탄산가스와 공기를 빼내야 물이 용이하게 흐를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

이 때 포인트는 커피가루가 적셔지는 정도로만 물을 적당히 뿌리는 것이다(추출할 커피액의 10%정도). 너무 많은 양을 붓게 되면 ‘뜸’이 아니라 ‘추출’이 되고, 너무 적은 양을 붓게 되면 커피 고유의 맛을 제대로 추출하기 힘들다.


둘째. 물 붓기

뜸을 들인 후에는 물을 3~4회정도 부어 추출시키게 된다.

커피가 고르게 추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물 붓는 위치는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선방향으로 물을 붓고, 필터에 닿기 직전에 다시 가운데를 향하여 원을 그리듯 붓는다. 최대한 페이퍼 필터가 있는 가장자리까지 물이 닿지 않게 한다.

포트의 높이는 낮게 하고, 물줄기는 회오리치지 않도록 한다. 물줄기가 회오리치면 원두가 파여서 골고루 추출하기 힘들게 된다.

 물줄기가 회오리치지 않게 조심조심 붓는 것이 포인트!!



셋째. 나누어 물 붓기 - 세 번, 네 번
2번의 과정에서 커피가 거품을 보이며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커피가 완전히 가라앉기 전에 물을 조금 더 붓는 작업을 서너번 반복한다. 이 때 물의 양은 일정하도록 신중하자. 첫 단계부터 빠르게 추출하면 물이 그대로 쏟아져 커피에서 물맛이 겉돌게 된다.


▲ 커피 안에 머금은 탄소가 배출, 거품이 일어나면 커피가 숨을 쉬듯 부풀어 올랐다 가라앉는다. 부풀어 오른 모습의 커피는 마치 머핀같이 느껴진다.

이렇게 추출로 30ml를 추출하여 물을 섞는 방법이 ‘마일드 커피’이고, 150ml정도를 추출하여 희석하는 과정 없이 만드는 방법이 ‘스트롱 커피’이다.

스트롱커피는 마일드보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붓게 된다. 하지만 추출시간의 차이는 없고, 같은 시간안에 추출하는 양이 다르게 된다. 스트롱 커피는 중간의 희석과정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진한 맛, 쓴 맛이 난다.

추출하는 물의 양은 개인의 취향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기준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2분 이내에 150cc의 추출을 하게 되는데 빨리 추출하더라도 이 역시 물에 회오리가 생기면 안 된다.


'손 맛'으로 결정되는 커피의 향

이 날 커피는 물의 온도, 물을 붓는 높이, 물이 떨어지는 속도, 물줄기의 굵기, 물줄기와 커피가 만나는 위치... 만나는 시간 등에 따라 맛이 달랐다. 예로, 추출온도가 낮아지면 신 맛이 나고 추출 시간이 길어지면 쓴 맛이 났다. 참여자들은 같은 원두에서도 추출 과정에서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굉장히 흥미로워 했다. 좋은 원두를 구입하는 것은 훌륭한 커피맛을 내기 위한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추출과정의 섬세한 ‘손 맛’이 어우러질 때 최상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강의가 되었다.

“핸드드립 커피의 매력은 자신에게 맞는 맛을 찾는 데 있죠.”
-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1기 이혜원 양과의 인터뷰

커피에 대한 일반 상식, 간단한 도구를 활용하는 드립에서 칼리타 드립 실습까지 드립강의를 모두 마쳤다. 마지막으로 모든 드립 강의에 참여한 이혜원 양과 인터뷰를 나누며 기사를 끝맺음 하려 한다.

해수 : 커피 드립 강의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혜원 : 커피특공대가 된 후, 아름다운커피가 공정무역 커피이기에 공정무역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커피'자체에 대한 상식은 많이 부족했었거든요. 그런데 '커피교실'이 하루 열려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직접 핸드드립을 해보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짧은 시간으로 때문에 아쉬움이 많았는데, 방학특집으로 3번에 걸친 좀 더 자세한 강좌를 연다고 해서 완전 기대하고 신청했어요.

해수 : 이번 서우주 간사님의 [커피 알아가기 강의] 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소개해주세요.

혜원 : 1강 커피일반상식 시간에는 커피의 원산지를 대륙별로 나라별로 나누어서 특징을 알아보았어요. 그동안 커피를 상품으로만 접했었는데, 각각의 자연환경마다 고유한 특색을 내는 것을 알고는 커피도 식품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답니다. 그리고 그 커피들이 각국의 현실에 따라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커피의 무역현황도 알 수 있었고, 그걸 보며 공정무역이 왜 중요한가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었죠.

2강 커피드립상식 시간에는 원두를 맛있게 추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배웠어요. 우리가 흔히 아는, 에스프레소 머신부터 핸드드립, 너무도 낯선 사이폰까지. 같은 커피지만 각각의 방법을 통해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커피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3강 커피드립실습 시간에는 직접 핸드드립(마일드/스트롱)을 체험했어요. 2명이 한조가 되어 원두를 핸드밀로 갈고, 물의 온도를 낮추면서 도구들을 데우고, 깔때기를 접어 넣고 조심스레 물을 '얹으면서' 드립을 해보았답니다. 도구도 많이 필요하고 절차도 간단하지는 않지만 준비하고 추출하고 마시는, 핸드드립의 그 모든 과정이 커피를 가장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말에 동의하게 되었답니다.

해수 : 오늘 드립 실습에서 ‘바리스타 리’ 라는 별칭을 얻으셨을 정도로 잘해주셨는데요. (웃음^^) 자신이 직접 커피를 만들어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혜원 : 그동안 커피를 마시기만 했지,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는 걸 잘 몰랐어요. 그런데 핸드드립을 하면서 물의 온도, 추출 속도 등 작은 변수가 맛의 차이를 크게 나타내는 걸 보고선, 같은 원두를 가지고도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그리고 원두와 도구에 대한 평가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지요.

해수 : 그동안 진행되었던 강의 중 어떤 과정이 가장 인상 깊으셨나요?

혜원 : 이번 과정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라면 '주사기 에소프레소'를 뽑고 싶습니다. 커피, 그 중에서도 원두커피를 다루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꽤나 고급스럽게 인식되어있죠. 원두는 물론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나 기계 등이 매우 비싸기 때문일거에요. 커피에 대한 그런 인식이 커피를 즐기는데 장애물이 되지요. 커피 추출방법 중 기계 없이는 할 수 없는 에소프레소를, 간단한 주사기를 통해서 뽑다니! 처음 들었을 때 조금은 황당하기도 했는데, 해보니깐 재미도 있고 커피 이거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해수 : 커피 드립,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커피가 된다는 것... 또 한번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커피란?
 
혜원 : 어린 날, 식사를 마치고선 꼭 커피를 마시는 엄마에게 한 모금씩 얻어마시는 커피는 지금까지 제가 마신 것 중 가장 맛있었어요. 시간이 지나 커피는 아침을 깨우는 친구같은 존재가 되었구요. 지금은 나에게 공정무역이란 세계와 만나게 해준 고마운 존재,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공정무역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어주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커피를 마실 때는, 내가 마시는 것이 단순한 커피 한잔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 그것이 시작된 시간의 흐름, 또 그것과 관련되어 있는 많은 이들의 삶을 생각하게 되는 도구가 될 것 같아요. 마치 아름다운가게의 '그물코 되살림' 정신처럼요.


이혜원 양 외에도 커피 드립 강의를 통해 많은 참여자들이 좀 더 커피의 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커피 문화란, 커피에 대한 이해와 커피가 갖고 있는 커피 맛을 제대로 알고 마실 수 있을 때 재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잘 만든 커피를 묻는다면? 커피 맛의 정답은 없다. 내게 잘 맞는 커피, 내가 좋아하는 커피... 스스로 단 한 잔의 커피를 위해 정성을 다할 때. 가장 휼륭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이다.

글: 커피특공대 블로그기자단 1기 이해수
사진 : 커피특공대 블로그기자단 1기 이해수, 아름다운커피 무역사업부 인턴 최지은
Posted by 이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