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에 이어 매니저 Sharon와 인터뷰를 하게되었다.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아름다운커피에 대해 소개하자 반갑게 맞아준다.  커피특공대의 활동을 적은 책자나 ‘히말라야의 선물’ 등 구체적인 상품을 보여드리면 더욱 좋았을 텐데. 토론토에 오기 전 준비를 해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터뷰. 점원 Rachel도 함께했다. 


이해수 (커피특공대) :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공정무역 캠페이너이다. “Coffee commando.” 라고 부른다.

Sharon : 커피, 코만도? 하하. North Korean 인가? 이름이 재미있다.

이해수 : 그 동안 세미나를 많이 가졌었는데 항상 이름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다른 이름으로 ‘Beans’ family’가 있었고, 느낌이 ‘Beautiful store’ 와 맞아 떨어졌지만 나는 Coffee commando가 우리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이름이 아닌가 싶다. ‘캠페인’ 하면 피켓을 들고 슬로건을 외치거나, 지하철에서 윤리적 호소로 관련내용의 종이를 건네는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Commando”는 돌격!을 외치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미지를 준다. 커피특공대는 대부분 젊은 대학생들로 구성되어있고, 그들의 열정을 ‘Commando’ 라는 단어에 잘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Sharon : 좋은 생각이다. 보통 우리와 같은 모티브로 시작된 단체들은 ‘Green-, Eco-, Fair-‘ 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Coffee commando’ 는 가장 효과적으로 다가오고, 이름 덕분에 흥미를 불러올 수 있는 것 같다. 나처럼 이름을 한번 더 생각해보면서 말이다.
 
이해수 : 꼭 기억해달라. 하하. Green-roots는 어떤 상품들을 가지고 있는가?

Sharon : 재생종이로 만든 각종 학용품들, Organic cotton의 자극성이 적은 면직 제품들, 아기용품, 천연재료의 목욕용품, 주방용품 등 너무도 다양하다.

▲ 한국과 비교해보았을 때, 공정무역상품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아름다운커피가 런칭행사를 가졌던 에코 재활용 비닐가방들도 볼 수 있었다.  

 

이해수 : 어떤 상품이 가장 인기가 좋은가?

Sharon : 아기용품은 꾸준히 인기가 좋고, 나무로 만든 주방용품 또한 많이 찾는다. 이 상품들은 길목에 쓰러진 나무들로 만들어졌다. 버려진 나무들에게 상품으로서 가치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모양도 색도 다양하다. 이는 자연에 대한 관심도와 남들과 똑같은 것을 거부하는 시대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본다. 장난감도 톱밥을 모아 만들었다. 이는 나무가 하나 버릴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해수 : 토론토에서 공정무역의 인지도는 어떠한가?

Sharon :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는 공정무역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중적이다.’ 라고 말하긴 어렵다. 

이해수 : 한국의 상황과 비슷하다. 우리도 젊은 층의 공정무역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주 타켓이기도 하다. Green-roots는 어떤 방식의 마케팅을 하고 있나?

Sharon : 가장 크게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Education’ 이다. 공정무역을 가깝게 느끼고, 친환경적인 생활에 익숙하려면 어려서부터 교육 되어야한다. 토론토의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recycling을 생활화하도록 시범교육을 실시한다. 또 학교에서 비료를 만드는 실습을 하여 back yards에 쓰도록 한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비료 만드는 방법을 익혀 부모와 집에서 함께 만든다. 아이가 부모를 가르친다. (하하)

이해수 : 동감한다. 토론토의 Kensington market (vintage shops이 몰려있는 타운), 그리고 매 주일마다 열리는 Garage sale 등을 보면서 토론토의 다시 사용하는 문화가 잘 구축되어있음을 많이 느낀다. 그리고 그 문화를 너무도 좋아한다. 사실 한국의 경우, 아직은 recycling 이 reuse의 의미가 강해 누군가가 쓰던 물건, 단지 중고물품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Sharon : recycling 은 reuse가 아닌 renew 이다. 이것은 reuse와는 다른 개념이다. Reuse는 말 그대로 다시쓰는 것에 그치는 반면, recycling은 쓰여진 물건을 다른 상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renew의 의미이다.
 
이해수 : 감사하다. 개념이 확실히 잡힌다. 그런데 잠시 혼돈스럽다. 공정무역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나는 “제3국의 생산자에게 제 값의, 공정한 대가를 주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윤리적인 소비 말이다. 공정무역이 유기농 상품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가? 반면 Green-roots는 공정무역에 초점을 두기보다 친환경에 초점을 둔 상품들이 많다. ‘환경’과 ‘공정무역’, 어떤 밀접한 관계가 있는가? 뚜렷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Sharon : 공정무역 상품이 친환경 상품이다. 이 제품들은 천연재료만을 사용, 즉 화학재료를 사용해 대규모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가격이 조금 높다. 높은 가격은 생산자에게 더 높은 대가가 돌아가게 한다. 생산자는 높은 임금을 가지고 더 나은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친환경적 상품의 퀄리티는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무역 상품의 구입은 소비자의 건강으로도 이어진다.

이해수 : 공정무역이 주는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Sharon : 직거래라고 생각한다. 생산자와 거래자가 서로 얼굴을 알고, 신뢰할 수 있는 무역. 그것이 공정무역이다.

이해수 : (너무 기쁜 나머지 목소리가 떨렸다.) 동감한다. 난 작년에 네팔에 다녀왔다. 네팔은 아름다운커피와 거래하는 국가이다. 그 곳에서 농부들의 커피재배를 돕고, 그 커피가 어떻게 상품화 되는 지를 생생히 보았다. 아름다운커피가 생산자의 자녀들의 학교를 지원하고, 네팔을 꾸준히 방문하는 것을 보면서 생산자와 거래자의 사무적인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직접 느꼈다.
그렇다. 공정무역은 ‘face to face trade’ 이다. 너무 기쁘다. 잠시 잊고 지냈던 네팔에서의 감동들이 다시 떠오르는 기분이다.

이해수 : 앞으로 커피특공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Sharon : 커피특공대 뿐 아니라, Green-roots에도 해당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느 공간이든 찾아서 워크샵을 열고,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 등을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공정무역의 상품의 범위를 늘려나가는 것. 상품개발을 위해선 각국의 시장에 맞는 데이터가 필요하고 수집하는데 있어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지 않을까? Coffee commando 라면 말이다.

▲ 천연비누 및 세제를 만드는 워크샵 모습. (Green-roots 제공) 각종 워크샵과 교육을 통해 공정무역을 알리고 있다.

Sharon이 가게 안쪽으로 나를 안내했다. 그 곳에는 한국의 김치통(?)들이 가득했다. 각 통 안에는 천연세제들이 담겨져 있고 재료와 용도가 달랐다, 버려진 통들을 모아서 놓으니 완벽한 세제보관소가 되었다.

그리고 옆에는 슈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제통(비어있는)들이 쌓여있었다. 다 쓴 세제통에 원하는 천연세제를 담으면 된다. 세제를 다 쓴 후 빈 플라스틱통은 버리고, 또 사고 다시 버리는 플라스틱의 낭비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실천이다.

“병이 달라져도 세제의 향과 기능은 변함이 없는데, 굳이 또 플라스틱을 살 필요가 있나요?” 가장 아름다운 실천이었다. ^^

▲ 빈 플라스틱통에 꼭지만 달아주었더니 훌륭한 세제통이 되었다. Green-roots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집에 나뒹구는(^^) 빈 통을 가져와 기호와 기능에 알맞는 세제를 담아간다.

Posted by 이해수

 

 

Grass-roots는 아름다운커피 한수정국장님께서 추천해주신 가게이다. 한수정국장님의 공정무역 여정이 시작되었던 곳이다. 메일로 보내주신 주소만으로 찾아간 Grass-roots. 아름다운커피 국장님이 다녀갔을 그 때를 상상해보았다. 가게의 매니저와 인터뷰하고 아름다운커피를 소개하면서 '공정무역'이라는 공통분모에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치 서울과 토론토가 가깝게 느껴지기까지.... ^^ 나는 느꼈다. 어렸을 때 멋져 보이던 것 들이 어른이 되어 가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하나가 되어 가고 있고 내가 좋아하는 곳을 찾아 가보면 그 곳에서 또 나와 닮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들은 모두 얽히고설킨 인연처럼 모두 만나게 되어 있다고, 그래서 지금도 나는 언젠간 만나게 될 동경에 대상들을 지금 생각해 본다 지금 처럼 언젠간 만나게 될 테니.

 

 

친절하게 인사하는 점원, Rachel. 문득 신충섭국장님의 공정무역 실천 중 하나인 ‘아르바이트생에게 공정무역 물어보기’가 생각났다. Rachel에게 아름다운커피와 커피특공대에 대해 소개하고 공정무역이 무엇인지 아는지 물어보았다. ‘생산자와 공정하게 거래하는 것’ 이라고 머뭇거리다, “I’ve worked here for a month.” 라며 쑥스럽게 웃으며 안내 책자를 건넨다. 매니저가 조금 있음 도착하니 이야기 나눠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도 이 참에 좀 더 공부해보겠다는 Rachel. 

 

 매니저가 올 때까지 가게를 둘러보았다. 코너에는 Organically grown cotton으로 만든 옷과 침대가 있었고, 앞 진열장에는 샤워용품 (샴푸, 바디로션 등)이 있었다. 점심 도시락 문화가 잡혀있는 토론토를 감안하여 플라스틱이 아닌 다시 쓸 수 있는 도시락 통을 만들었고, Organic cotton lunch bag도 예쁘게 제작했다. – 많은 사람들이 도시락을 싸온다. 지하철에 앉아있으면 도시락가방을 든 회사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

 

오른쪽에는 아기용품들로 가득했다. 유해환경 탓에 아기들의 각종 알레르기, 아토피 확률이 늘어나고 있어 엄마들의 Organic products 선호가 높다고 한다. 양말, 장갑에 기저귀까지. 기저귀는 매번 세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순면 소재이다 보니 통기성과 흡수성이 뛰어나 아기 피부에 자극이 적다. 한국에서도 천 기저귀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렇게 예쁜 디자인까지 더 하면 신세대 엄마들을 사로잡을 수 있겠다.
 

장난감도 나무로 만든 장난감. 물론 recycling 나무로 만들어졌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 뿐더러 아이들 발달에도 좋다. 알록달록 색깔 입힌 장난감에 익숙해있고, 또 그러한 것들이 아이들 시각적 효과나 발달에 좋을 듯하지만, 오히려 색이 없는 장난감이 도움을 준다고 한다. 아이들이 주변에서 보았던 색들을 상상으로 이 색도, 저 색도 입혀보기 때문이라고. (책 역시 많은 그림이 그려진 동화책보단 여백과 두 세가지 색상만 사용한 동화책이 아이들 상상력을 높여준다.)

 

 

자연에 대한 주제로 아이들 (0-10세) 그림 콘테스트를 열었다고 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훗날의 Reader 들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 캠페인을 아름다운커피에 벤치마킹하면 어떨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네팔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읽고, 듣고 그에 대한 느낀 바를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 생산자 또래 친구들에게 그림 엽서 보내기? 아이와 엄마가 함께해서 유통기한 지났거나 불량의 커피를 이용한 만들기 워크샵?’   

 

최근 Grass-roots 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은 ‘Toronto Bike Month Group Commute’ 로, gasless인 자전거 타기로 환경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굉장히 간단한 일이다. 구체적인 취지와 활동들을 읽으면서 아름다운커피 캠페인에도 적용시켜보았다. 한국인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도 날로 높아지고 있고, 웰빙 문화는 자리를 잡았다. ‘아름다운커피와 자전거 타기 캠페인이라. 자전거 타고 서울의 공정무역 순회하기? (아름다운커피 – 그림담집 - 아름다운가게1호점 등등). 커피특공대 자전거 타고 커피전문점 돌며 “이 커피 공정무역커피인가요?” 묻기? ….. 하하….. 히말라야 하이킹?’
‘한국은 친환경과 공정무역이 분리된 개념으로 인식되어있는 것이 사실인데, 두 가지를 연결 시켰을 경우 친환경 상품 못지 않게 공정무역상품도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포스터 한 장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매니저 Sharon을 만났다.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아름다운커피에 대해 소개하자 반갑게 맞아준다.  커피특공대의 활동을 적은 책자나 ‘히말라야의 선물’ 등 구체적인 상품을 보여드리면 더욱 좋았을 텐데. 토론토에 오기 전 준비를 해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터뷰. 점원 Rachel도 함께했다. 


Posted by 이해수

 

“Think coffee’는 꼭 들러야 해.”
친구들과 뉴욕여행 일정을 짜는 중에 이야기를 꺼냈다. “공정무역 커피만을 취급하는 커피전문점이야.” 커피특공대에 대해 자주 이야기 한 덕분에, 친구들도 공정무역의 개념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날아온 대답은 ; “너 뉴욕에 일하러 가냐?”

 

 
▲ Between 3rd and 4th Streets 에 위치한 Think coffee. 간판이 작고 눈에 튀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오로지 공정무역의 커피콩을 사용하는 곳이다.

그렇다. 나는 뉴욕의 어떤 명소보다도 ‘Think coffee’를 들를 생각에 더욱 흥분되어있었다. Think coffee는 ‘MBC 무한도전’으로 한국에서 더욱 유명해진 커피숍이다. 방송에서 이 커피숍이 갖는 의미를 의도적으로 노출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임이 알려지면서, 무한도전을 예능 프로그램 이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방송 후 많은 사람들이 ‘공정무역’의 그 의미를 알게 된 것도 사실이다.

뉴욕도착 나흘 째, 지도상으로 Washington square park 가까이에 있었고 길을 묻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의 무한도전으로 화제가 되었던 것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었다. - 어쩌면 방송의 정준하처럼 ‘띵크커피, 씽크커피, 씽ㅋ커퓌이’ 등 내 발음의 문제로 못 알아 들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하. – 우여곡절에 마침내 Think coffee 에 도착.

 

 
▲ Think coffee 내부, 직원들의 모습.

커피를 받아가는 곳 뒤편에는 ‘We sell only certified fair trade coffee, which helps coffee farmers receive a living wage for their product. In addition to being fair trade, our coffee is organic one.’ 이 적혀있어 마시기 전 공정무역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각인 시켜준다. 

 

 

커피를 받고 자리에 앉아 주변을 살폈다. 한국의 커피숍들이 그러하듯 사람들은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거나, 잡지를 보는 등 여유로워 보였다. 무한도전의 힘이 컸던 것일까? 한국관광객이 많았고 다들 방송에서 미션 커피로 주어졌던 ‘소이라떼’를 마시는 듯했다. 같이 간 친구들에게도 공정무역 커피숍의 보다는 무한도전 멤버가 들렀던 곳에 와 있다는 것이 의미가 컸다.
 

 
▲ 근처에 뉴욕대가 있어서 그런지 노트북, 책 등을 가져와 여유롭게 앉아 휴식을 취하는 (학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곳곳에 한국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나도 친구들과 수다떨고 장난치고, 한껏 여유로운 기분이었다.

방송 후 Think coffee의 의미가 널리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정무역을 알게 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된다. 마치 공정무역이 일종의 ‘바람’으로 끝나는 듯 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화제가 되었다가 사라지는 유행처럼 말이다. 방송 직후 공정무역은 그야말로 ‘핫이슈’ 일 뿐이었다. 현재 Think coffee는 한국사람이 뉴욕에 오면 들러 보고 싶은 커피숍이 되었고 이유는 ‘공정무역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보다는 ‘무한도전 멤버가 마셨던 소이라떼를 맛보기 위해서’가 대부분이다. 
 



▲ 커피, 우유, 설탕까지 공정무역을 통해 구입되고 있다.

'이 곳이 씽크커피, 공정무역' 하며 떠들썩했던 한국과 달리 그냥 아무렇지 않게, 특별하지 않게, 일상처럼 공정무역커피를 이용하는 뉴욕의 사람들이 새삼 부러웠다.

▼ 공정한 거래를 하는 커피숍이긴 하지만, 그에 대한 정의를 적어 내린 것 외에는 맛과 질에 대한 컨텐츠가 더 많았다. 예를 들면 질 좋은 원두 선별에 대해 언급해 두었다. ; ‘We invited the best roasters in the country to send us samples of their coffees, and put them to the test. After a rigorous “cupping” by our staff of all the samples, we’ve selected just three to serve on our French press menu.’ 우유와 크림 역시 유기농을 강조하였다. ; ‘Our milk come from local farms. NO GROWTH HORMONES ARE USED and it is ANTIBIOTIC FREE’

 

맛과 질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나는 Think coffee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공정무역이 감성적인 측면이 부각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지만 커피는 언제까지나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윤리적인 측면 외에도 소비자의 만족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뉴욕의 사람들은 맛과 질이 좋아 Think coffee를 찾고 있었다.

 

다른 나라의 공정무역 현황을 조사하며 느끼는 점은 커피특공대로 활동하던 때와는 또 다르다. 그 동안은 막연히 ‘제3국가의 희망적인 삶을 위한 성숙한 소비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네팔 생산지를 시작으로 토론토, 뉴욕의 공정무역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니 “성숙한 소비문화를 보여주세요”의 외침도 중요하지만, 공정무역 커피의 맛과 질에 대한 끊임없는 개발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네팔 가기 전 이렇게 실질적으로 많이 보고, 듣고 경험했더라면 네팔에 생산자들에게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하고, 네팔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 왔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아직 늦지 않았다. 다시 네팔에 방문한다면 또 다른 각도에서 공정무역을 바라보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훗날 네팔의 생산자들에게 Think coffee의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는 내 모습을 그리며 카페를 나섰다.

 

Posted by 이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