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특공대의 실천은 Toronto에서도 계속된다! 외국에 나가면 첫 질문은 “Before coming here, what did you do in your country?” 그럼 내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Fair trade, 아름다운커피, 커피특공대 세 단어이다. ‘Coffee commando’ 라고 하는 순간, 빵 터지는 웃음과 함께 커피특공대 활동에 대해 묻는 사람들. 공정무역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아름다운커피에 대해 물었고, 공정무역을 모르는 사람에겐 더 잘 설명하기 위해 영어로 소개서를 적어보기도 했다. ‘Young Urban Farmers’ 활동 중 친구, Lora에게 공정무역을 소개하던 어느 날, ‘그래! 토론토의 커피특공대가 되어보자!” 라는 생각이 뇌리에 스쳤다. 그리하여 시작된 나의 토론토 공정무역 이야기 :-)  

 

 

Green Company or Greenwashing?

 

Green Company, green business, green marketing … 친환경적(Eco-Friendly) 삶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녹색경영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그린 소비자의 인식과 소비행태에 대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77%)같은 조건이라면 친환경 상품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소비시장이 커지는 만큼 많은 기업들이 그린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보통 Recycling 이라든가, Non-chemical 등의 상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린워시’(Greenwash)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Green겉치레, 눈가림을 의미하는 Whitewash의 혼성어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기업 이미지를 좋게 포장하기 위해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홍보, 판매하는 전략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짭퉁 그린경영기업인 것이다. ; The companies use environmental image and make strategy but it is not true. It is just a deceptive use of green PR or green marketing.

 

수업시간에 Greenwash 사례들을 다루면서, 최악의 Greenwashing은 중국의 녹색페인트칠 사건이었다. 중국에서 민둥산이 푸르게 보이도록 녹색페인트를 칠했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음에 믿을 수 없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2007년 윈난성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었다. (사진 참조) 

 

    2007년 중국 윈난성, “초록 페인트로 민둥산을 푸르게 푸르게

 

이렇게 많은 Greenwash , 도대체 진정한 Green company는 어디에 있을까?” 선생님께서 질문을 던지셨다. 커피특공대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 있게 “Fair Trade.” 라고 대답했다. 자연스럽게 아름다운커피에 대해 소개를 했고, 네팔에 다녀온 경험과, 네팔에서 Fair Trade의 현장을 보고 느꼈음을 이야기했다. 소규모 농장에서 농부들이 손으로 커피콩을 따는 모습, DCF 굴미조합에서 파르슈람(Prsuram)씨가 건네주던 Organic coffee …. 대답하는 동안 네팔에서의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Organic’의 사전적 정의가 일체의 합성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미생물 등 자연적인 자재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Organic coffee를 수입하는 Fair Trade, 아름다운커피야말로 Green company라 볼 수 있다.

 

    Greenwash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우리반.

 

Mid-term으로 발표주제는 “Greenwash”가 되었다. 학교 입학이래 첫 발표라 떨리기도 했고, 커피특공대 당시 공부했던 내용들을 응용할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나는 ‘Starbucks’ greenwashing 사례를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다국적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프로그램에 공정무역을 포함시킴으로써, 큰 화제를 모은바 있다. 스타벅스사는 매장의 입구부터, 각종 Brochure까지 Fair Trade에 대한 언급을 잊지 않는다. 2004, 스타벅스사는 "스타벅스는 농민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주고 자연친화적인 커피를 사들였으며, 지난해 스타벅스는 볶지 않은 생원두를 1파운드에 세계원두시장가격의 2배인 평균 1.2달러를 주고 사들였으며, 소비 원두 전체의 30%를 농민들과 직거래로 구입했다" 밝혔다.

 

그러나, 왜 스타벅스가 ‘Greenwash’ 인가? “공정무역을 주류 대기업이 실천한다.” 라는 슬로건은 큰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고, 매출도 상승했다. 허나 Sensation를 일으킨 그 이후부터 스타벅스사는 공정무역 커피 무역량을 줄이고 있다. -이 내용은 커피특공대 스터디 시간에 알게 되었다.-  또한 미국 내 경쟁 커피업체는 스타벅스는 전체 소비원두의 1%만을 공정무역으로 구매할 뿐이라고 밝혔다. 허나 무역량의 감소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스타벅스사. 아주 작은 비율의 공정무역은 기업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생색내기 위함이나 새로운 마케팅, Greenwash에 불과한 것이다.

 

    스타벅스사는 접착체 사용하여 Sleeve를 완성시키고,

Tim Hortons사의 Sleeve는 두 종이를 엮어 이음을 만들었다.

 

John 이라는 친구가 가져온 Greenwash 사례 또한, 스타벅스였다. 그 친구는 각 커피숍을 들러 sleeve들을 모아왔다. Sleeve 뒷면에는 모두 Recycled fiber로 만들어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John이 지적한 건, sleeve를 접착시킨본드였다. 스타벅스사의 경우, 화학접착제를 사용하여 이음을 붙였다. 한편 Tim Hortons (캐나다사 커피전문점) sleeve는 접착제 없이 종이를 오려 끼어 맞추는 방식으로 sleeve를 만들었다. 반 친구들 모두에게 sleeve를 보게 한 후, 물었다. “What do you think? Which one is green company?” (사진참조)

 

                    ▲    아름다운커피 소개하는 나의 모습. 마치 커피특공대의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나는 유튜브에서 "Starbucks Waste Millions of Gallons of Water a Day" 동영상을 제시했다. 이는 스타벅스의 정책 중 하나로, 매장 오픈 내내 수돗물을 틀어놓는 것이다. 즉 흐르는 물에 컵을 닦아 청결함을 내세우는 것인데, 이는 결국 하루 동안 가장 물을 낭비하는 기업이라는 가져왔다.

내가 이를 Greenwashing로 지적한 이유는,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단지 recycle, environmental product 생산뿐 아니라, 그 이전에 자원을 아끼는 것이 진정한 친환경 운동의 일환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Organic 커피와, 네팔의 이야기는 Fair trade에 대한 토론으로 끝을 맺었다. 너무도 기뻤던 것은 모두가 fair trade 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한국에선 아직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 선생님께서 공정무역에 대해 다시금 중요성을 일깨워주시고, 학생들 모두가 관심 있게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발표를 마치면서, 공정무역이 Greenwash의 수단으로 종종 이용된다는 것이 씁쓸했다. 네팔에서 넓은 커피농장과 하루에 몇 번이고 산을 넘는 농부들을 직접 본 나로서는, 저개발 국가들의 가치와 전통, 그리고 자연적인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린 채 공정무역이 이미지 쇄신과 수입을 위해 매몰되는 것을 배로 느껴서일까?

Posted by 이해수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는 마하구티의 순일씨, DCF조합의 파르슈람씨, KTE의 딜리씨, 피딤의 꺼멀씨 모두 그리워요! 네팔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면 배시시 웃게 된다. 내게 네팔 방문기를 작성하는 것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네팔을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으니 말이다!

 

피딤을 떠나는 날. 배웅 나와 준 꺼멀 씨와 그 외 KTE 가족들. 아침 일찍부터 우리의 짐을 들어주셨다. 너무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던 피딤을 떠난다. 내 소중한 인연들과 정이 들 즈음이 되자 벌써 네팔 공정무역 기행을 한지 일주일이 훌쩍 지나있었다.

피딤을 떠나기 위해 6시간을 또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후추 농가 한 곳을 방문하였다. 이 생산자는 처음 만났던 후추 농가와 달리 굉장한 규모와 후추 외의 작물들을 재배하고 있었고, 주인 또한 부유함이 느껴졌다. 소위 네팔의 갑부라고 불렀는데, 후추 상태 아주 좋았다. 또 다른 농가와 비교도 안 될 규모의 농지를 가지고 있어 후추 생산량도 영세농민에 비해 어마어마했다. 그가 다른 것으로 충분히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은 후추 하나가 그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말도 된다.

신충섭 간사님께서는 이 생산자가 공정무역에 참여하는 한 조합의 부분이 될 수 있지만 우리가 거래하고자하는 것은 영세민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농가가 아름다운 커피와 거래를 하게 될지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것이지만, 이렇게 공정무역은 자유무역 기업처럼 단순히 샘플만 받아 거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농가를 직접 방문하여 거래가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얼굴 있는 무역이다. 나는 네팔에 지내면서 그것을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얻은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하다.


장거리를 이동하다보니 차 안에서 먹을 간식을 몇가지 구입했는데,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간식은 이 쫀득쫀득한 바나나이다. 정말 맛있다. 이 네팔의 바나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면, 아름다운커피는 네팔 바나나를 공정무역 상품 개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너무 맛있을 뿐 아니라, 네팔엔 바나나가 대량생산되어 가격이 단 1루피이기 때문이다. (1달러가 76루피이므로, 1달러로 76송이를 살 수 있다.)


또 이모작을 하는 네팔에선 커피 밭 라인 옆에 바나나를 심어 재배하고 있다는 점도 좋은 조건이라고 한다.

그.러.나. 바나나를 생각해보자,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검어지고 묽어지는 이 바나나를 비행 운송을 통해 한국에 가져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바로 신선도의 문제다. 일본에서도 바나나를 공정무역하고 있는데, 30%는 버린다고 한다. 일본은 엄청난 자금 투자로 오랫동안 투자하여 시장을 확보했다고 한다.

그래서 신충섭 간사님께서 파르슈람 씨에게 함께 바나나'칩'을 생산해보자 제안하셨다. 세 가지 샘플을 만들어보았는데, 바나나 칩에 약간의 스파이스를 첨가했더니 그 샘플이 아주 맛있었다고 한다. 치토스 맛으로 술안주로 딱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문제로 아직 출시가 되지 않고 있다고.... 어찌됐든 정말 맛있다는 것이다! 신선도만 해결된다면 과일 자체로 바나나가 수입되었으면 좋겠다.

우여곡절 끝에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굴미 DCF 조합에 다시 들려 원두 refinding에 참여하였다. 고르게 볶아지지 않는 깨진 원두, 너무 작은 원두 등을 골라내어 커피의 질을 높이는 단계다. 커피콩을 골라 낸 뒤 생산자에게 검사를 받았다. 열심히 골라냈다고 생각했는데 불량 원두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가수 루시드 폴의 ‘사람이었네’ 라는 노래 가사 ‘난 푸른빛의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라는 구절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이틀 전. 마지막 spurt를 올리기 위해 마하구티 순일 씨 공장을 방문했다. 공장의 생산자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구선모 대원도 열심히 비디오 촬영을 하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언젠가 매체를 통해 방송 될 우리들의 네팔 방문 이야기가 기대된다.

저녁에 순일 씨와 저녁을 먹고 카트만두 시내에서 간단히 쇼핑을 하기로 했다. 이왕 해외에 왔는데 관광을 빼놓을 수 있으랴. 지인들에게 전해 줄 기념품을 몇 가지 구입하고 아름다운커피 간사님들과KALDI 커피숍에 갔다. 이곳에서도 신충섭 간사님의 캠페인은 계속되었다. ‘여기 커피는 네팔 생산의 원두를 쓰나요?’ 이는 내가 아름다운커피특공대 교육에서 배운 신충섭 간사님의 작은 실천이다. 어느 커피점을 가게 되든 공정무역 커피인지 물어보는 것.

커피를 주문하고 간사님들께서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조명들을 보면서 “아, 아름다운커피가 먼저 네팔에 진출했어야 했는데 개척한 회사가 있다니...“ 라는 말을 계속하셨다. 네팔에 네팔원두를 사용하는 커피숍, ‘아름다운카페’를 진출시키는 것이 신충섭 간사님의 목표라고 한다.

그 외 ‘아름다운카페’ 입지 선정에 대한 이야기... 소비자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고 ... 그리고 점원은 팜스테이 가정에서 만난 똑똑한 루팔(rupal)을 고용하고! 등 재미있는 상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우리는 네팔의 관광지 중 하나인 박다푸르 (Baktapur)을 둘러보고 아침 일찍 귀국길에 올랐다. 네팔 활주로에 금이 가는 바람에 예정일보다 하루 연착되었지만 이런 일도 네팔이니까 가능한 것이겠지! 덕분에 타이항공에서 제공한 고급 호텔에서 오랜만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었다.

꿈만 같았던 네팔 생산지 방문을 마치면서 ...


신충섭 간사님이 하신 말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공정무역을 하려면 ‘미친 놈’ 과 그 ‘미친 놈을 지지하는 사람’ 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

공정무역에서 어려운 것은 생산지에 조합을 형성하는 것이다. 지역에 조합을 형성하는 것은 그 지역에서 파르슈람 씨 같이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공정무역에 참여하려는 ‘미친 놈’이 필요하고, 생소하기만한 공정무역의 형태를 제안하는 그의 ‘미친 행동’ 에 지지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름다운커피 측의 노력뿐 아니라 생산자 그들이 자발적으로 조합을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조합 결성에 참여하는 것. 그것이 동반되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네팔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오직 네팔의 히말라야만을 보는 것이 아닌, 그 히말라야 산 아래의 많은 네팔 사람들의 삶에 대한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 관심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 그것이 커피특공대 캠페이너의 역할이 되겠지.....

11일 동안 아름다운 커피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진정성을 보고 배우며, 그들의 삶을 통해, 내가 갈 곳을 배웠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를 그 길을 다시 가고자 한다. 22살, 우연치 않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만나 네팔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들.. 평생 가슴에 묻어두고 살면서 힘들 때 꺼내어 추억을 떠 올릴 수 있었던 일기장에 가득 적고, 사진으로 찍어도 모자랄 만큼 많은 순간들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2010년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 번 “be fair!” 를 외치다!

 
이해수는...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낭만을 품고 있는 여학생. 2009년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1기로 6개월간 치열하게 공정무역 세미나 기획, 블로그 기자단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활동 종료 후 우수대원으로 선발되어 8월의 무더위 속에서 11일간 아름다운커피와 아름다운홍차의 네팔 생산지 구석구석을 탐방했다. 네팔에서 보고 들은 생산지 이야기와 그 안에서 느끼고 생각한 공정무역 이야기를 이제부터 이곳에 조근 조근 풀어 놓는다.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beautifulcoffee.tistory.com/67
Posted by 이해수

최근 ‘무한도전’ 뉴욕편 방송에서 씽크커피 (Think coffee : 뉴욕의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이 주목받으면서 공정무역이 화두에 올랐다. 나 또한 공정무역 캠페이너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웃음을 지어보면서 겹쳐지는 생산자들의 모습들... 이내 ‘네팔에서 날아 온 러브레터’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오랫동안 글을 놓고 있었다. 글을 쓰기위해 사진들을 찬찬히 본다. 네팔을 회상하며 난 다시 행복해진다.

칼리카 스쿨(Kalika school)을 방문하는 날이다. 칼리카 스쿨은 피딤의 메인가든에 있는 학교로, 이 곳의 아이들은 대부분 차 생산자의 자녀들이다. 비가 보슬 보슬 내리는 날, 게스트하우스에서 2시간을 걸어 칼리카 스쿨에 도착했다. 그리고 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나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아이들이 아름다운 커피특공대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꽃목걸이를 준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내게 꽃 목걸이를 걸어주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 두 손에 색색의 꽃들을 한아름 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한 없이 감사한 마음도 들면서, 걸어오는 길에 꽃이 피어있는 풍경을 보지 못했기에... 저 꽃들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애잔했다.


▲ 아이들이 걸어준 꽃 목걸이. 칼리카 스쿨의 아이들 마음은 어느 꽃보다도 아름답고 빛난다..
비가 오는 날이라 얼굴엔 꽃물이... kalika's students! dannibat! (ढन्यबाद् : 단리밧, 네팔어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이들의 환영 무대... 네팔의 전통 춤과 노래들. 그리고 아리랑까지 ... 무대를 보는 내내 마음으로 우러나는 웃음으로 웃었다. 이 곳의 천사들에게 이름을 물어보았다. 이제 난 곧 한국으로 갈 것이고 비록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 되겠지만 잠시나마 밀착되었던 느낌과 눈빛들은 기억하고 싶어서. 너무 행복했고, 또 착해졌다. 아 내가 지금 행복한거구나.....

아이들 목에는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쓴 이름표가 있다.


그렇다. 이 칼리카 스쿨은 대부분 차 밭에서 일하는 생산자들의 자녀들이 대부분이고, 그 다수의 생산자들은 우리와 무역하고 있는 조합에 속해있다. 아름다운커피는 제품 거래 외의 많은 부분에서 파트너십을 보이고 있었다. 아름다운커피의 교육사업 지원은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이러한 지원은 또한 공정무역이 지역사회에 새로운 기여를 한다는 사실을 다른 마을에도 알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렇게 되면 공정무역에 참여하는 생산자 조합의 규모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칼리카 스쿨 아이들이 오늘날의 아름다운커피를 기억하며 큰 꿈을 꾸길....

꿈만 같았던 칼리카 스쿨의 방문을 마치고, 신충섭간사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메인 가든으로 향했다. 우리가 보았던 어느 가든보다도 경사가 가파르다. 나는 국장님께서 사주신 운동화가 없었더라면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생산자들은 슬리퍼만 신은 채 지게를 지고 올라온다.

딜리씨가 피곤하여 집에 돌아가자고 했지만, 신충섭간사님께서 조금 더 둘러보자는 열정을 보이셨다. 딜리씨가 외국인 중에 할리(신충섭 간사님 네팔이름) 같은 친구는 없을거라며... 엄지를 들어 올리셨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길... 딜리씨는 나에게 인생에서 돈이 절대 중요한 것이 아니며 행복한 것은 자신이 하고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이라 말해주었다. 그래도 내가 한국 가서 꼭 해야 할 것은 1.영어 2.운전면허 3.좋아하는 일 이라고 조언해주었다. 난 딜리씨에게 영어를 좀 더 잘한다면 당신께 표현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고... 영어, 열심히 공부해서 꼭 다시 네팔에 올 것이고. 이번에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피딤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네팔을 떠나온 지 4개월이 지났고, 난 지금 2010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어디론가 다녀오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타국에서 만난 인연들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거리낌 없이 사랑할 권리를 환기시킨다는 것이다. 그립다. 피딤의 푸른 숲이. 하얀 구름이. 해맑은 사람들이.

이해수는...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낭만을 품고 있는 여학생. 2009년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1기로 6개월간 치열하게 공정무역 세미나 기획, 블로그 기자단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활동 종료 후 우수대원으로 선발되어 8월의 무더위 속에서 11일간 아름다운커피와 아름다운홍차의 네팔 생산지 구석구석을 탐방했다. 네팔에서 보고 들은 생산지 이야기와 그 안에서 느끼고 생각한 공정무역 이야기를 이제부터 이곳에 조근 조근 풀어 놓는다.


아름다운 커피특공대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beautifulcoffee.tistory.com/64
Posted by 이해수